연블락 재테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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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들해 시스템

주방에는 주방장님 포함 약 15명, 홀은 매니저 포함 8명 내외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카트 위에 올려진 상에 각 반찬을 맡은 이모들이 반찬을 올리고, 카트를 이용해 준비된 음식상을 손님들 식판위에 꽂아주는 것이 이 한식집의 주요 특징입니다.
요즘은 이렇게 하는 식당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상을 꽂아주는 시스템은 한식집 특유의 낮은 회전율을 극도로 줄여줍니다.
대신 높은 순환율을 소화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일을 잘해야 했고, 근무강도도 매우 높았습니다.

일을 그만둔지 약 7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테이블 넘버가 모두 기억이 납니다.
홀 : 1번 - 18번
좌식테이블 : 31번 - 49번
룸 : 51번 - 65번(총 4개 룸)

파워포인트로 간략하게 표현한 주방모습입니다.

주방 이모들은 '전'이모, '보쌈'이모, '생선'이모, '돌솥밥'부주방장, '추가메뉴'주방장, 반찬이모 여러명, 설거지 여러명 등 이런식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홀 멤버는 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
홀 - 3~4명(룸보이 포함)
앞주방 - 1명
좌식테이블 - 1명
카운터 및 안내 - 1~2명

주방과 홀 사이에 음식이 다 차려진 카트를 보내는 공간이 있는데 이를 '앞주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앞주방'이 돌아오는 상판을 모두 닦으면서, 주방에서 나가는 음식이 제대로 나가는지를 확인해야 했기 떄문에 가장 중요하고 힘든 포지션이였습니다.
(주방 모니터에 주문 순서대로 몇 번 테이블에서 몇 인 주문을 했고, 추가메뉴를 주문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했습니다.)

2. 산들해 홀 구조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홀을 시키고, 홀에서 일을 잘하면 '앞주방'을 시켜보고, 앞주방에서도 일을 잘하면 '좌식테이블'로 보내고, 그 다음은 매니저 부재시 안내 및 카운터로 홀에서의 단계가 있었습니다.
저는 홀을 1개월 정도 하고, 그 다음 앞주방 2개월, 그 다음 좌식테이블을 3개월 정도 하고 일을 마무리 했었습니다.
일을 잘 할수록 근무강도나 책임감이 높은 포지션으로 보내는 것이 마치 회사생활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고해서 더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사실 가장 편한 포지션은 카운터 및 안내였는데, 이는 양재점 창립이후 한 번도 퇴사하지 않은 매니저의 몫이였습니다.
(퇴사하고 다른 일 하시다가 돌아오신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3. 산들해에서 받은 보너스()

한식집에서 별도로 상여금이나 인센티브를 주지는 않았지만, 일을 하면서 팁을 종종 받을 수 있었습니다.
15,000원 무한리필 한식집은 단골손님들이 많은 편이였습니다.
이 분들이 여러 음식을 즐기기 위해 오셨지만, 손님들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이는 반찬이 비어지는 속도를 보면 알 수 있고, 평소에 추가 요청하시는 반찬들을 잘 기억해야했습니다.

여러 손님들이 반찬 리필을 요청하기 때문에, 새로 오신 손님들에게 상을 드리는 것보다 리필요청하는 반찬을 주방에 오더하고 제대로 가져다드리는게 사실 가장 업무난이도가 높은 일이였습니다.
좌식테이블을 할 당시에 18개 테이블을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정말 바쁠 때 홀에서 인원 한 명이 1시간 정도 도와주는 정도였고, 좌식테이블 담당자는 혼자서 모든 홀업무를 감당해야했습니다.

룸 손님들은 인원도 많고 중요한 모임으로 오십니다.
때문에, 본인들이 좋은 서비스를 양심상 편하게 제공받기 위해, 룸보이에게 미리 1만원 정도의 팁을 주시곤 했습니다.
다만, 좌식테이블은 좌식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단골들이 많았습니다.
이 단골 손님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손님이 먼저 말하시기 전에 비어있는 것을 인지하고, 미리 반찬을 제공해드리면, 팁을 종종 주셨습니다.
제가 홀에서 룸보이를 잠시 할 때도 한달에 30-40만원의 팁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룸보이는 본인 실력보다는 고정된 수요였습니다.
좌식테이블에서 일을 할 당시에는 하루에 적어도 1만원, 많을 때는 3만원 이상의 팁을 받음으로서 약 50만원 정도의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팁을 받기 위해서 나름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이 자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었습니다.
대체로 평일 오전에 주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오시는 어르신들은 더 이상 근로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시는 부자분들이셨습니다.
이 분들이 자산이 많다고 해서 고급식당에만 가지는 않으시고, 산들해와 같은 가성비가 있는 한식집을 오시기도 합니다.
돈이 많으시다고 팁을 무분별하게 주시는 것도 아니고, 그 과정과 결과들이 매우 합리적이였습니다.
꼭 단골손님들이 아니시더라도, 친절하게 그리고 원하는 것을 찾아서 해드리는 그 과정은 팁을 받을 수 있던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지만, 손님들은 그로 인해 같은 가격으로 더욱 좋은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자영업의 핵심이라는 점을 당시에 배웠습니다.

4. 산들해 영업 비결

산들해라는 매장은 양재 1호점으로 시작해서 고속터미널과 잠실에 2,3호점이 있었고, 아마 현재는 목동에도 지점을 하나 낸 것 같습니다.
이 매장은 약 40-50대쯤 되는 세 아들이 지점을 하나씩 관리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그 분들의 부모님입니다.
특히, 그들의 어머니는 가락시장의 큰 손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번 구매할 경우 몇 천만원 단위로 음식을 매입했다고 합니다. 경기도 외곽에 일정 부지에 대량으로 매입한 음식들을 창고에 보관하고, 특정 물량의 가격이 급등할 경우, 창고에 있는 음식을 조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남의 금싸라기 땅에서 엄청난 월세를 감당하면서도,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무한리필 한식집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전략을 가지고 영업을 했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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